상단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본문 하위메뉴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회원사

[정보통신미래모임]­패널토론 - 사이버디스티(주)(홍미희 대표) 관리자2005-01-27

관리자   /   2005-01-27
[ 자료원 : 전자신문 2005년 1월 27일 ]

   국내 정보통신분야 산·학·관·연 전문가 모임인 정보통신 미래모임(회장 정태명)은 오명 부총리겸 과기부 장관을 초청, 25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대한민국 미래는 벤처에 있다’라는 주제로 1월 정기토론회를 가졌다. 최근 경제 성장 동력으로 벤처에 대한 중요성이 재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마련된 이번 토론회에는 IT산업계를 대표하는 7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제2 벤처 활성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벤처는 2012년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한 성장동력이자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의 돌파구’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과거의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벤처투자시스템 선진화와 실패사례 재조명’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정부정책자금을 ‘눈먼 돈’으로 간주하거나 벤처사업을 머니게임으로 악용하지 않도록 대한 벤처업계 스스로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보완할 제도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는 도용환 스틱IT벤처투자 대표, 김규동 핸디소프트 사장, 박경수 PSK 대표, 강세호 한국유니시스 사장, 홍미희 한국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한정화 한양대 경영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해 벤처의 의미와 벤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도용환(스틱아이티벤처투자 사장)=벤처 생태계가 잘 돌아가려면 벤처캐피털의 역량이 우수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막중한 역할에 비해 신뢰가 없다는 점이 아쉬운 현실이다. 다행히 최근 벤처캐피털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재 국내 자금시장은 저금리 때문에 대체 투자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상황이다. 벤처 산업계에도 자발적으로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오히려 한정된 시장에 돈이 너무 많이 늘어나 버블이 재연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할 정도다. 제2의 벤처 부흥과 이를 통한 국가경제 회복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벤처캐피털들에 다시 주어졌다. 다만 국내 벤처캐피털 종사자가 1300명에 불과, 산업 규모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를 위해 ‘벤처캐피털리스트 인턴제’를 좀 빨리 시행해 벤처캐피털 인력수급 문제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그동안 벤처 투자와 관련해 시행착오도 많았고 반대로 노하우도 많이 축적됐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벤처정책의 선순환구조 자리잡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강세호(한국유니시스 사장)=제2의 벤처 육성을 위해 고려되고 있는 지원정책이나 제도는 이전에 사용하던 방법을 반복하면 안된다. 또 벤처기업 스스로도 지원정책에 갖가지 요구사항을 내걸기보다는 비즈니스 역량과 구조, 사업하는 태도에 문제는 없는지 냉철하게 짚어봐야 한다. 벤처지원 정책의 바탕은 벤처기업인들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추진되야 하는데 이를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는 세가지 정도를 제안하고 싶다. 우선적으로 능력있고 경험 많은 대기업과 벤처기업간의 자매결연이 좋은 방법중 하나다. 두번째로 새로운 형태의 벤처기업모델로 ‘상단(Commerce Group)’ 개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능력이 입증된 업계 인물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략적 의사결정과 경영자문을 행하는 벤처경영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전 벤처정책과 기업의 실패사례를 DB화해, 필요시 벤처기업이 참조할 수 있는 자료로 집대성해야 한다.

 ◇김규동(핸디소프트 사장)=벤처 생태계가 살아 숨쉴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방법으로 △고부가 고수익 △실업문제 해결과 고용 △단기간내 집중 육성 등 우리 경제의 세가지 큰 현안에서 적확한 길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소프트웨어는 세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우선 소프트웨어의 고부가가치성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전자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제조업체로서 가장 수익성 높다는 삼성보다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영업수익률이 높다. 또 소프트웨어 산업은 매출 100억원당 60명의 고용구조를 가져, 일반 제조업에 비해 10배가 넘는 고용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단기간 집중 육성 가능하다는 점도 10년간 100배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한 오라클의 역사를 보면 쉽게 알수 있다. 다만 과거의 벤처육성정책은 신생벤처 창업, R&D 지원에 집중했기 때문에 실제 기대효과보다 미흡했던 측면이 있다. 앞으로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면 제품도 어느정도 수준을 갖춘 가능성 있는 기업에 방향을 맞춰 좀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홍미희(여성 IT기업인협회장)=현재 벤처 육성을 위해 경제적인 지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우수인력의 수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우수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하루빨리 마련되야 한다. IT분야에서 여성의 장점으로 꼽히는 섬세함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우수 IT여성인력에 대한 인재풀을 구성하고 필요 기업에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인력난을 해소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세부적으로 공동탁아소와 같은 제도도 고려해 봄직하다. B2B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되고 있는데 참여 기업에 대한 세제 감면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투명성이 전자상거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 비메모리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선 브랜드 파워 육성이 필요하다. 비메모리 기업에 공동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것도 방안중 하나다.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시 발생하는 다양한 중복투자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컨소시엄 풀 구성도 필요하다.

 ◇박경수(PSK 대표)=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선 기업들에서는 항상 개발과 마케팅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두고 고민을 하게 된다. 이 중에서도 개발의 문제보다는 마케팅에 대한 부담이 훨씬 크다는 것을 결국 체험하게 된다. 특히 국내 시장보다는 국외에서 해외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기업들은 마케팅 전문 인력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도체 장비를 제조하다보니 이런 점을 절감하게 된다. 즉 국내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많이 나오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마케팅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벤처육성을 위한 정책과 방안 중 하나로 해외 마케팅 인력 개발에 대한 투자도 중요한 비중을 갖고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해외 마케팅 인력이라 함은 단순 제품 판매영업 종사자가 아니라 제품 개발단계 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배경이 뒷받침된 인력들을 말한다.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파는 것이 더 어렵고 더더욱이나 한국과 다른 이질적인 풍토에서 활동할 인력이라면 더더욱 기술적인 소양은 빛을 발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 시책이나 정책 등도 좀더 공정하게 시행해 줄 것을 주문하고싶다.

 ◇한정화(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벤처붐 당시 100여개의 실패사례를 연구했는데 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의욕과 역량간의 갭’이라 할 수 있다. 즉 벤처가 넘치는 의욕에 비해 역량이 매우 부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실전을 통해 얻은 지식 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좋지않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과거에 포기하는 결단이 없었다는 점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접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자금 지원으로 접을래야 접을 수도 없다는 과거의 실패 사례를 답습해서는 안된다. 결국 우수한 벤처나 기업가 양성을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좋은 여건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한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카프만 파운데이션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초·중·고 학생과 일반인들의 기업가 육성 지원을 위해 1년에 1억5000만달러를 사용한다. 이런 개념이 없는 한 한국에서 빌 게이츠, 마이클 델과 같은 기업가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정부 돈을 받는 사람은 정말 실력과 실적을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벤처캐피털을 통한 벤처 투자는 15%도 안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정부 정책자금을 받고 있다. 그 많은 돈을 진정한 벤처 육성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창업 벤처지식 마일리지 시스템’처럼 과거의 이력과 실적을 검증하는 시스템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

 정리=이규태기자@전자신문,ktlee@etnews.co.kr

*주제발표: 창조적 벤처의 역활과 의미-오명 부총리·과학기술부장관

미국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기술경쟁력이 뒤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80년대 말 그리고 90년대 초반 기술력이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앞서 나갔다.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벤처’다. 벤처기업을 통해 기술 개발을 한 것이 주요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벤처에 대한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개인적으로 벤처기업을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또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하는 신생기업으로 정의 내리고 싶다. 벤처 하면 거론하는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도 중요한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벤처캐피털이 투자하는 기업을 벤처기업으로 정의한다. 그런 측면에서 벤처기업육성특별법을 통해 신기술 기반 중소기업을 벤처기업으로 보고 있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인지 우리나라와 미국의 벤처기업 지원방법은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는 벤처를 신기술기반으로 보니까 자금지원 과정에서 담보를 요구한다. 담보를 요구한다는 것만 봐도 벤처기업의 기술을 평가하는 곳과 자금을 공급하는 곳이 별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진정한 신기술 바탕의 미국식 ‘고위험 고수익’ 벤처투자가 아니다.

 올해부터 추진되는 신벤처정책은 미국식의 아이디어만 있어도 투자를 하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벤처캐피털이 전문화돼, 이들이 주도적으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즉 기술을 평가하는 곳과 투자하는 곳이 별도로 존재하면 안 된다. 따라서 전문적인 평가능력이 있고 스스로 투자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을 어떻게 육성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러한 벤처투자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능력있는 벤처캐피털, 또는 벤처캐피털리스트를 발굴하거나 미국의 선진 벤처캐피털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국내의 성공 벤처기업들이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루트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식 벤처투자 환경의 장점을 하나 더 들고 싶다. 미국 벤처기업은 우리나라와 달리 실패하더라도 재도전이 쉽다. 오히려 실패경험이 많은 벤처사업가일수록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벤처사업가들도 무리해서 기업을 존속하기보다는 ‘안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바로 문을 닫고 재시도를 한다. 우리나라의 ‘한번 망하면 끝’이라는 인식은 옳지 않다.

 벤처기업은 사회 전체적으로 기업가 정신 함양, 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육성 필요성이 충분하다. 특히 실력 있는 사람이 능력을 발휘해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벤처는 또한 기존 재래 및 기간산업에서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때문에 기존산업에 남아 있는 사람의 구조조정 문제 해결 및 임금상승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제2의 벤처 붐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기술에 대해 전문가를 통해 평가해서 키워주는 미국식 벤처캐피털이 중요하다. 각 부처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식 벤처캐피털 육성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벤처캐피털 전문가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국내 기업 및 기술들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미국 벤처 전문가를 활용해야 한다.

 현재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있으며 구상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국내 벤처캐피털과 만나 해외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 올 하반기에는 관련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오명 부총리의 벤처 철학

 오 부총리는 이날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벤처 철학과 우리 업계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오 부총리는 특히 “산업혁명 이후 소작농 아들이 도시에 나와 지주보다 돈을 더 벌어 신분상승을 했으나 산업사회가 심화되면서 부가 세습돼 신분상승 기회가 줄었다며 벤처가 신분상승의 절호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또 “벤처를 통해 갑작스럽게 큰 돈을 번 사람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땅을 사서 부자가 된 사람에 비해 국가에 기여한 바가 훨씬 크다”며 재벌 벤처사업가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과거에는 법대와 상경대를 나와야 돈을 벌 수 있지만 벤처를 통해 이공계도 돈을 벌 수 있다”면서 “벤처가 뜨면 이공계 기피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 부총리는 이날 과거 우리 업계의 해외 진출 실패 사례도 소개했다. 지난 81년 5월 정부가 설립한 국내 제1호 벤처캐피털회사인 한국투자기술회사가 미국 벤처펀드에 약 2000만달러를 투자해 일본과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을 수립했다가 무산됐다는 것.

 

 ◆참석자 토론 및 제안

 ◇장세탁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정부의 벤처 육성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벤처가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만이 한국 벤처산업이 살 수 있는 대안이다. 또 벤처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선진 벤처캐피털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또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 벤처캐피털들이 국내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장인경 DME 대표=벤처가 진정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벤처 CEO들은 제품을 만드는데만 주력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노력은 미흡한 것 같다. 특히 물건을 판 후 돈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모른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무역분쟁에서 미수채권 처리문제 등 관련 제도가 제대로 정착돼 있지 않다.

 더 이상 말로만 글로벌화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화를 했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DB화해야 한다.

 ◇이금룡 이니시스 대표=정부의 벤처관련 자금이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상품화·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투자는 초기 또는 상장을 앞둔 후기 벤처기업에만 집중돼 있고 상품화·상용화 단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많이 미흡하다. 초기단계에 2∼3억원 정도의 자금이 들어가는 것으로 그치면 오히려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뿐이다.

 또 원천기술이 있는 쪽으로 돈을 투입해야 한다. 일부 벤처기업이 해외에서 좋은 기술을 사올 경우 가능성이 있다고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것은 또 다른 벤처 재앙을 몰고 올 것이다.

 ◇공석환 한성국제법률사무소 고문 변호사=한국 벤처사업가에 있어 가장 부족한 것은 경영능력이다. 미국에서도 벤처기업의 기술보다도 이 기술을 어떻게 사업화하는 것인가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우리나라 벤처 CEO의 대부분이 기술자 출신으로 알고 있다. 이 경우 실패 확률이 높다. 실례로 성공 벤처기업인 레인콤의 양덕준 사장은 기술전문가는 아니다. 레인콤의 성공 배경에는 기술과는 별개로 사업화를 성공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상진 정보통신부 동향분석담당관=미국의 벤처캐피털업체 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정책이 자주 바뀌는 데 대한 우려를 들었다. 심지어 “투자를 했다가 회수를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선진기법을 가르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제호 성균관대 의대 교수=일본에서는 최근 ‘살길은 이노베이션(혁신)’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벤처가 안 되는 배경으로 정부 탓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바이오기업들이 많은데 이중 정부 주도 기업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에 의존하면 안된다.

 정부 출연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연구소 경영관리에 있어 전략적 사고를 갖는 노력이 요구된다. 출연연이 경영팀을 통해 전략적으로 시장과 연구소를 연계해야 한다.

 ◇조성갑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 원장=기술자 출신 벤처사업가들은 재무관리, 조직관리, 회계관리에 매우 약하다. 이들이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

 수출과 관련해서도 지적하고 싶다. 일본은 중국과 거래할 때 분쟁발생에 대비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다. 우리도 무역관행·세제 등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면 거래분쟁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오명 부총리=벤처의 기본정책은 벤처캐피털을 통해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벤처캐피털처럼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지금보다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등 측면지원을 해야 한다. 벤처 분위기가 뜨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이다. 문제는 수요모델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분야에서 함께 노력을 해야 한다.

*이모저모

○…신년하례회를 겸해 치러진 이날 정례토론회에는 최근 벤처에 대한 열기를 반영, 7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안일송 미국 변호사를 포함한 법조계 인사들과 대학 경영학과 교수진, 벤처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회원들의 활발한 의견개진으로 당초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10시 15분경에 회장의 제지로 토론이 마무리됐다.?

 ○…이날 토론회에선 벤처 상단을 주제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됐다. 특히 해외 진출시 개별기업이 겪은 시행 착오를 개선하기 위해선 비즈니스 전문가의 노하우 전수와 업계간 공동보조, 업계와 정부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이 쏟아졌다. 미국에서 8년간 벤처 기업을 운영해온 장인경 DME대표는 “해외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업체간 노하우 DB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정화 한양대 교수는 벤처기업에 대한 이미지 조사를 위해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는 벤처기업인이 벤처기업을 보는 신뢰도가 가장 낮았다고 말해 업계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한 교수는 결국 벤처 기업 스스로가 투자자에 대한 배려와 기업에 대한 투명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벤처에서 투명성이 가장 큰 덕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