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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숙 대경지회장] 우먼라이프 7월호 커버스토리 관리자2013-07-30

관리자   /   2013-07-30 kibwa@kibwa.org

2013년 7월호




1인 5역의 삶

(주)에스엠에스의 서미숙 대표는 바로 그런 여름을 닮았다.
서미숙 대표를 만나러 본사 사무실을 찾은 날은 장맛비가오락가락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갑자기 서울에서
손님이 내려왔다. 손님을 맞이하느라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에어컨까지 고장이 나는 바람에
다들 진땀을 흘려댔다. 짧게 미팅을 하고 회의까지 간략하게 마친 뒤에야 비로소 짬을 낸 서 대표를 마주할 수 있었
다.
그녀의 일상은 늘 이렇게 바쁘게 돌아간다. 하루 24시간이모자랄 정도다. 아침 8시, 메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그녀의
하루 일과는 시작된다. 모든 업무보고가 메일로 이루어지다보니 메일 확인은 필수다. 밤사이 들어온 새로운 내용은 없
는지 살펴보고 업무보고 내용과 스케줄을 점검한 뒤 회사로출근을 한다. 정식 출근시간은 9시지만 그녀의 출근시간은
다른 직원들보다 5분에서 10분 정도 늦다. 칼같이 출근하는사장이 직원들에게는 매력적일 리가 없다. 출근을 하면 다
시 메일함을 열어 놓친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영업회의와 미팅, 업무 등 빡빡하게 짜인
일정들을 소화하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하지만특별한 일이 없으면 되도록 퇴근시간은 8시를 넘기지 않으
려고 한다.
“집에 들어갈 때쯤이면 이미 파김치가 되어있어요. 그냥 쉬고 싶을 뿐이죠. 그래도 저녁시간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한 기업을 대표하는 CEO이지만 집에 돌아오면 여전히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이며 두 자녀의 엄마이다. 직접 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남편 와이셔츠도 일일이 다리는 등집안 살림도 손수 다 챙긴다. 모든 일을 딱 부러지게 하는
서 대표의 성격 탓이다. 하지만 아내와 엄마의 빈자리를 다메울 수는 없더라도 그 자리가 크게 느껴지게 하고 싶지 않
은 때문이기도 하다.
기업의 CEO, 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경북지회를 이끌어가는 지회장으로서의 역할 외에 또 하나의 몫이 더 있다. 바로
호서대학교 벤처전문대학원의 학생 역할이 그것이다. 이제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그동안 월요일, 금요일,
토요일 이렇게 매주 3일은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꾸준히 학업을 이어갔다.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면 수업 한 번 빠뜨리
지 않은 모범생이다.
“가까운 곳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으면 좀 더 좋았을 텐데제가 꼭 배우고 싶은 교수님의 강의가 그곳 밖에는 없었어
요. 어쩔 수 없이 멀리 서울까지 오가야했지만 열심히 했어요. 멀리서 오는 제가 제일 열심히 한다고 교수님도 칭찬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힘은 들었죠. 차편이 없어서 직접차를 몰고 가서 수업을 듣고, 다시 또 운전을 해서 내려오곤
했으니까요. 그래도 배우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기술적인 부분을 직접 다루지는 않더라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
는 알아야 흐름을 파악하고 방향을 설정할 수 있으니까요.실력이 뒷받침될 때 리더십도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듯 바쁜 일상이 이어지다보니 취미활동이나 여가 생활은 엄두도 못 낸다.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
하지만 운동을 할 짬조차 통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학교에서 원우들과 수다를 떨거나 협회에서 워크숍을
가면 쉬는 시간 틈틈이 회원들과 대화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요즘은 건강을 위해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서라도 조금씩 운동을 하려고 애쓴다. 그동안 너무 몸을 돌보지 않고 일에만
매달렸더니 결국 탈이 났던 것이다. 두 차례나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기도 하고 디스크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아직 사
업계획서를 직접 작성한다는 서 대표는 일을 하다보면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아까워 참고 일을 하다 결국에 허리디스
크가 발병한 것이다. 결국 그녀는 아프고 나서야, 좋아하는일을 오래 하기 위해서라도 조금 느리게 갈 수 있어야 한다
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지역 유일 정보보안전문업체로 국내외에서 기술력 인정

에스엠에스(SMS : Security Management Solution)는 정보보안전문 업체다. 개인정보 검색 과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와 데이터 복구방지 및 영구삭제 소프트웨어 등 보안소프트웨어 개발과 컨설팅을 주 업무로 한다. 그 외에도 네트워크
보안구축, 홈페이지 제작 및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0년 8월에 설립, 어느새 10여 년을 훌쩍 넘기는 동안 연매출 25억 원의 규모로 성장했다. 처음엔 네트워크 보안구
축을 주력으로 하다 2005년‘블랙매직’을 개발을 시작으로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전국에 4개의 정보보
안 전문 업체가 있다. 3개사는 모두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지역에 기반을 둔 업체로는 에스엠에스가 유일하다.
에스엠에스의‘블랙매직’은 데이터 영구삭제 솔루션으로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완
전히 삭제하거나 중요 데이터를 복구할 수 없도록 영구 삭제한다. 내부 데이터의 외부 유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자료 유출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는 한편 개인정보 및 중요기밀자료를 검색하는 동시에 파일을 암·복호화
해 정보보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블랙매직은 2009년에 미국 연방 조달청(GSA-GeneralServices Administration)에 국내 SW로는 네 번째로 등록
되었으며,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정보보호시스템 국제공통평가기준인 CC(Common Criteria)인증을 획득함으로써 국내
외적으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블랙매직은 완전 삭제 솔루션 부문 시장 점유율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 저희 회사는 몰라도 블랙매직이라고 하면 다 알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데이터 완전 삭제를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가진 기업은 서너 군데가 더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안 되고 있어요. 프로그램을 개발하더라도 지속적인 업그레
이드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죠. 데이터 삭제를 제대로 하려면 인증 받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해요.”
뒤이어 2010년에는 개인정보검색 솔루션인 아이세이퍼(i-Safer)를 개발, 출시했다. 아이 세이퍼는 검색 엔진을 기반
으로 PC사용자의 개인정보 검색과 검색된 개인정보 관리,파일보안, 복구할 수 없도록 완전 삭제하는 등 개인정보 누
출을 막아준다. 또 문서 내 검색기능으로 개인정보가 포함된전자문서나 기타 보안을 요하는 파일을 숨겨, 보다 안전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조달등록 제품인 아이 세이퍼는 GS(Good Software)인증을 받은데 이어 최근 CC인증까
지 획득했다. 그녀는 CC인증 획득을 계기로 시장 수요 증가는 물론 시장에서의 입지도 더욱 굳힐 것으로 내다봤다.



평범한 주부에서 ceo로 변신

여성 기업가로서 누구보다 당찬 면모를 보이는 서 대표지만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평범한 주부였다. 대학에서 컴퓨터 과
학을 전공해 졸업 후 컴퓨터 학원을 운영하며 강의를 하는등 가르치는 일만 줄곧 해왔을 뿐 직장 생활 한번 해보지 않
았다. 결혼 후 10년 동안 부부싸움 한번 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그저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 지금의 회사도 원래는 남
편인 박영삼 대표가 경영하던 회사였다. 한때 부설연구소를두고 직원이 3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세에 있었는데
어느날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당시 박 대표는 기술개발에 모든 사활을 걸 정도로 투자를집중했다. 그런데 연구소 내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면서 한 순간에 회사가 기울기 시작한 것이다. 재정적인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그보다는 그가 받은 충격과 상처가 너
무 컸다.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정도이다 보니 혼자서 회사경영을 한다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
운 상처를 극복하느라 박 대표도, 그런 그를 지켜봐야 하는서 대표도 한동안은 힘든 시기를 보내야했다. 힘들어하는 남
편을 돕기 위해 회사 일에 참여하게 된 것이 오늘의 그녀를있게 한 계기가 된 것이다.
“처음부터 대표를 맡은 것은 아니에요. 아무리 대표 부인이라도 밑바닥에서부터 일을 배워 나가야 한다고 해서 과장으
로 시작했죠. 아이들 가르치는 일만 했지 직장 생활을 하는것 자체가 처음이었어요. 일이야 어차피 저도 전공을 했으니
까 쉽게 배워나갈 수 있었지만 직장 내에서의 관계는 쉽지않았어요. 회사를 나가면 대표의‘사모님’인데 회사에 들어
오면 과장이잖아요. 그렇다보니 관계를 정립하고 대응해나가는 것이 어려웠죠.”
서 대표가 들어올 무렵은 이미‘블랙매직’이 개발이 완료된후였다. 그녀는 먼저 보안자격이나 특허, 인증 자격을 획득
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 그렇게 3년 여 회사 내의 업무를 익힌 뒤 2009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대표가 되면서 'IT여성기
업인협회'에도 가입, 본격적인 협회활동도 해나가기 시작했다. 남편인 박 대표는 현재 대구과학대학 강단에서 후학들을
양성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던 그때가 서 대표에게 있어서는 삶의 전기를 마
련하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던 것 같다고 했다.



롤 모델 강은희 의원, 꿈을 심어준 수학 선생님

그녀는 평범한 집안의 2남 3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맏딸이어서인지 다른 동생들이 시샘을 할 만큼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어린 시절의 서 대표는 지금과는 달리 내성적인 편이었다.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답을 알고 있어도 혹시 틀리면 어떻게 할까 하는 두려움에 손을 못 들었었거든요. 그러다 대학
에 가서 RCY란 봉사단체에 가입해 봉사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바뀌어나갔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을 떠올릴 때면 제일 먼저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중학교 때 수학선생님이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서슴없이 수학선생님을 꼽을 정도로 서 대표에게는 남다른 의
미를 지닌 분이다. 당시 수학에 전혀 흥미도 없었던 그녀.
당연히 수학성적도 좋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수학선생님을만나면서 변화가 생겼다. 선생님만의 독특한 교수법과 열정
은 수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수학에점점 더 매료되게 했다.
“수학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전 목표도 꿈도 없는 아이였어요. 그런 제게 선생님은 목표와 꿈을 심어주셨어요. 이전
까지는 수학을 정말 못했었는데 선생님 덕분에 수학에 흥미도 갖게 되었고 선생님처럼 수학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비록 지금 그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 꿈을 포기한 건 아니에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강단에 서서 제가 배우고 익힌 걸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열정을 전해주고 싶어요.”
서 대표의 가슴 속에 꿈과 목표를 심어준 사람이 수학선생님이라면 가장 닮고 싶은 롤 모델을 제시해준 사람은 바로
강은희 의원이다. 강 의원은 2009년부터 IT여성기업인협회전국회장을 맡아 협회를 이끌어 오다 지난 해 총선에서 새
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되면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석이 된 회장 자리를 김현주 대경지회장이 맡게 되면서 다
시 공석이 된 대경지회장 자리를 당시 수석부회장이었던 그녀가 맡게 된 것이다.
강 의원과의 인연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전에강 의원이 운영하던 학원에서 잠시 컴퓨터 강의를 했었던
것이다. 학원을 그만둔 뒤 서로 소식이 잘 닿지 않다가 남편의 회사에 들어오면서 다시 연이 닿게 되었다. 강 의원은 당
시 힘들고 어려울 때 옆에서 많은 힘이 되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회사 표직을 맡게 된 서 대표에게 IT여성기업인협회
가입을 권유, 협회로 이끌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강 의원과서 대표는 닮은 구석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런 강 의원을
더닮고 싶은지도 모른다.

여성들이여 연대하라

현재 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지부에는 40여 명의 회원들이활동을 하고 있다. 협회에서는 여성경력단절자를 대상으로
한 창업교육과 창업지원, 멘토링 사업 등 다양한 활동들을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멀다. 그녀는 우선 회원을 확보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은 물론 협회의 규모도 점차
키워 나갈 계획이다. 서 대표는 아직 IT분야의 여성기업인이 많지 않다며, IT분야에서 여성임원이 더욱 많이 배출될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글로벌인재양성사업을 구상하고 해외 인턴십을 늘려가는 등 글로벌인재양성에 더욱 힘
을 쏟을 계획이다.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점차 협회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싶다고도 했다.
“여성기업인들은 남성들에 비해 좀 더 섬세하고 정확한 편이에요. 하지만 대범함이나 큰일에 있어서는 결단력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전 무엇보다 혼자 고민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대화를 하다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도 있어요. 기술력뿐만 아니라 정보력이 중요한 힘이 되는 시대에요. 서로 정
보도 공유하고 내 것을 내놓을 줄 알아야 해요. 그래야 저도얻을 수 있다고 봐요. 내 기업만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은 빨
리 떨쳐버리세요. 같이 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법이거든요. 함께 연대해서 성장해갔으면 좋겠어요.”
서 대표는 마지막으로 행복이란 것도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최선을 다할 때 거기에 행복이 있는 것같아요. 비록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내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이 행복인 거죠. 그리고 지금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그 보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글 정경은 기자 사진 윤군도 기자